9월 13일, 이란에서 ‘여성, 생명, 자유’ 시위가 일어난 지 1주년이 되는 이 날, 국제앰네스티는 수백 명의 시위자를 불법 살인하고 광범위한 고문을 자행한 이란 관계자들에 대한 조직적 면책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국제적 수준에서 정의를 세우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이란 당국은 자신들의 권력 장악에 대한 도전을 전멸시키기 위해 국제법상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 왔다. 여기에는 수백 명을 불법 살인하고, 시위자 7명을 임의로 처형하고, 수만 명을 임의로 체포하고, 구금된 사람들을 강간하는 등의 광범위한 고문을 자행하고, 진실과 정의를 요구하는 피해자 가족에게 광범위한 괴롭힘을 저지르고, 차별적인 강제 히잡 착용법에 불응하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보복을 가한 일이 포함된다.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부국장 다이애나 엘타하위Diana Eltahawy 이렇게 말했다. “지난 1년간 이란 당국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억압과 불평등에 용감하게 이의를 제기한 이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이 잔인한 행위를 저질러 왔다. 마흐사아미니가 구금 중 사망한 뒤로 1년이 흘렀지만, 이란 시위 도중 그리고 그 이후에 자행된 범죄에 관해 기소나 처벌이 이루어진 것은 고사하고, 단 한 명의 관계자도 범죄 수사를 받지 않았다.”
“’여성, 생명, 자유’ 시위 1주년을 맞은 지금, 전 세계 국가들은 이날을 계기로 삼아 보편적 사법권에 따라 이란 당국이 저지른 흉악 범죄들에 대한 범죄 수사를 개시할 필요성을 깊이 새겨야 한다. 시위자들을 겨냥한 불법적인 총기 사용 중지, 구금자 고문 중단, 평화적으로 자신의 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모든 개인의 석방 등을 촉구하는 각국의 성명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러한 행동은 암흑같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피해자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보여준다.”
‘여성, 생명, 자유’ 시위 1주년을 맞은 지금, 전 세계 국가들은 이날을 계기로 삼아
보편적 사법권에 따라 이란 당국이 저지른 흉악 범죄들에 대한
범죄 수사를 개시할 필요성을 깊이 새겨야 한다.― 다이애나 엘타하위Diana Eltahawy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부국장
강제 히잡 착용에 불응하는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억압
지난 1년간 이란 당국은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에 전면적인 공격을 가해 왔다. 마흐사아미니의 임의적 체포와 구금 중 사망이 기폭제가 되어 수개월간 이란의 강제 히잡 착용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지만, 당국은 강제 히잡 착용에 불응하는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다수의 조치를 도입했다.
이러한 조치에는 차량 몰수를 비롯해 고용,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 불허 등이 포함된다. 동시에 당국은 여성들을 기소해 징역형을 선고하고, 벌금을 부과하고, 시체 닦기 등의 굴욕적인 처벌을 내리기도 했다.
여성들의 권리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정부에서 일련의 혐오적인 발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히잡 미착용을 ‘바이러스’, ‘사회적 질병’, ‘장애’라고 표현하는 한편, 히잡 없이 다니는 편을 택하는 것은 ‘성적 타락’과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당국은 강제 히잡 착용 불응에 더욱 가혹한 처벌을 도입할 새 법안까지 구상하고 있다.
수백 명의 불법 살인에 대한 노골적인 거짓말
2022년 9월에서 12월 사이, 치안 부대는 잔혹한 군사 진압을 개시해 시위자들과 지켜보던 사람 수백 명을 불법 살인했다. 여기에는 수십 명의 아동도 포함되어 있었다. 불법적으로 살해된 사람의 절반 이상은 탄압을 받아온 발루치와 쿠르드족 소수 민족 출신이었다.
이란 당국은 형사상 책임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희생자들의 죽음이 ‘폭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자살 혹은 사고 때문이었다면서 지난 1년간 대중과 국제사회 모두 앞에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동시에 그들은 무자비한 괴롭힘과 위협으로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대규모의 임의적 구금과 소환
지난해 시위 도중 그리고 이후 수개월간 당국은 시위자, 인권옹호자, 소수자 인권 활동가를 포함해 남성, 여성, 아동 등 수만 명을 임의로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기자 및 언론계 종사자 최소 90명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들 중에는 불법적으로 살해된 개인들의 가족을 대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밖에 변호사 수십 명도 소환되어 심문을 받았다.
이란 히잡시위 1주년을 앞두고, 당국은 특히 불법 살해된 사람들의 가족들을 겨냥한 임의 체포 활동을 강화했고, 대학생 수천 명에게 1주년 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고문의 쓰나미
지난해 시위 중 치안 부대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위협할 목적으로 실탄과 금속탄을 불법적으로 발포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이 실명, 팔다리 손실, 이동성 저하 등 고문과 기타 학대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었다. 또한 당국은 아동을 포함해 구금된 시위자 수천 명에게 고문과 기타 학대 행위를 가하도록 광범위하게 지시했다.
많은 생존자가 고문의 여파로 지금도 장기적인 육체적, 심리적 외상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시위자 처형
지난 1년간 당국은 대중에게 공포심을 주입하려는 정치적 억압의 방편으로 사형을 점점 더 많이 이용해 왔다. 일례로 그들은 극도로 불공정한 허위 재판에 따라 시위와 관련된 남성 7명을 임의로 처형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공공 기물 파손 등의 범죄 혐의로, 이 밖에 다른 사람들은 시위 중에 일어난 치안 부대원들의 사망과 관련된 범죄 혐의를 받고 처형되었다.
증거도 부족한 데다 고문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모든 희생자는 이란 대법원이 맹목적으로 내린 부당한 유죄 판결과 선고 끝에 처형당했다.
이 밖에 수십 명이 여전히 시위와 관련해 처형 혹은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
면책의 위험
당국은 ‘여성, 생명, 자유’ 시위 도중 그리고 그 이후에 자행된 인권 침해에 대한 철저하고 독립적이며 공평한 조사 진행을 거부해 왔고, 형사상 책임이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국은 소요를 진압한 치안 부대를 치하했으며, 테헤란에서 여성 시위자를 강간했다고 시인한 관계자 2명을 포함한 관리들이 책임을 피하도록 보호했다. 또한 그들은 피해자와 가족들이 계속 불만을 호소하면 살인 및 기타 유해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그들의 불만을 일축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022년 11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이란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수립한다는 소식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란에서 일어난 중대 범죄에 대한 면책 위험에 맞서 싸우고, 더 이상의 유혈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이 필요하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국가가 자국 영토에 피의자가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란 당국이 저지른 국제법상의 범죄 및 그 외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보편적 사법권과 기타 치외 법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고려할것을 촉구한다. 여기에는 해당 범죄를 둘러싼 진실을 밝히고, 지휘관과 그 외 상부 관리를 비롯해 책임이 의심되는 사람들의 신원을 규명해야한다, 그리고법정에서 채택할 만한 증거가 있을 경우 국제적인 체포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충분한 자원을 투입하는 범죄 수사를 개시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각국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데 기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