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뉴스 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억류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러시아의 행태, 전쟁 범죄이자 반인도 범죄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 억류자를 대상으로 고문,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구금, 강제 실종 및 기타 비인간적인 대우를 자행한 러시아 당국의 행태는 전쟁 범죄이자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3월 4일 새 보고서에서 밝혔다.

새 보고서 〈귀를 먹먹하게 울리는 침묵: 러시아에 억류되어 외부와 단절된 채 강제 실종과 고문을 당하는 우크라이나인들(A Deafening Silence: Ukrainians held incommunicado, forcibly disappeared and tortured in Russian captivity)은 2022년 2월 이후로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 억류자들이 고의적인 조치에 따라 바깥 세계와 단절되어 있으며, 그 기간이 수년에 달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그들의 행방이 불투명한 까닭에, 구금 상태에서 자행되는 고문과 기타 부당한 대우, 심지어 전쟁 포로들에 대한 불법 살인이 철저한 불처벌 속에 계속되고 있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들을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구금하는 러시아의 조직적 행태는 그들을 비인간화하고 침묵시키기 위한 의도적 방침을 반영한다. 이로 인해 가족들은 애를 태우며 사랑하는 이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들을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구금하는 러시아의 조직적 행태는 그들을 비인간화하고 침묵시키기 위한 의도적 방침을 반영한다. 이로 인해 가족들은 애를 태우며 사랑하는 이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바깥 세계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상태에서 고문이 자행되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생존은 그들을 억류한 사람들의 손에 완전히 내맡겨져 있다. 이는 아무 연관성 없는 사건들의 연속이 아니라 국제법의 모든 신조를 위반하는 조직적인 방침이다.”

국제앰네스티의 이번 보고서는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 104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기록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는 전쟁 포로였던 우크라이나인 5명, 전쟁 포로 38명의 가족, ‘특별한 상황에서 실종된’ 우크라이나인 23명의 가족, 전에 구금된 적이 있는 민간인과 그 가족 28명, 그리고 현재 우크라이나에 구금되어 있는 러시아 전쟁 포로 10명이 포함되어 있다.

마리우폴에 구금된 전쟁 포로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키이우에서 사랑하는 이들의 귀환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가운데 팻말에는”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쓰여있다.

깜깜무소식 속 애태우는 가족들

정확한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군 인력과 민간인을 모두 포함해 현재 우크라이나인 수천 명이 러시아 및 점령된 우크라이나에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대다수는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붙잡혀 있다. 이에 가족들은 그들의 생사, 상태, 행방에 관한 정보를 거의 또는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 당국은 전쟁 포로들을 국제법의 보호 바깥에 두려는 의도적 방침의 일환으로, 국제단체들이 전쟁 포로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구금을 지속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대우에 해당할 수 있다.

2024년 7월, 남편 세르히Serhii가 포로로 잡힌 올레나 콜레스니크Olena Kolesnyk는 남편의 행방에 관해 자신이 얻은 미미한 정보는 공식적이지도 않고 확인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어디 가서 남편을 찾아야 할지, 어디로 편지를 쓰면 될지 앞으로도 알지 못할 거예요. 알지 못한다는 이 까마득한 어둠이 저를 죽이고 있어요.”

실종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특별한 상황에서 실종’되었다고 간주되는 우크라이나인이 수만 명에 달한다. 다수는 구금 상태로 추정되며, 살해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몇몇 경우, 러시아는 국제법의 요건에 따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전쟁 포로의 억류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그 외 수십만 명에 달하는 전쟁 포로의 상태를 국제적십자위원회에 통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티나 마카르추크Khrystyna Makarchuk의 남편 볼로디미르Volodymyr는 러시아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신이 어떻게 잡혔는지 설명했다. 볼로디미르를 알았던 한 사람(귀환한 전쟁 포로)도 그가 억류되어 있다는 것을 그의 가족들에게 직접 일러주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직도 볼로디미르의 구금 사실을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나 마카르추크의 남편과 같은 개인들의 구금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러시아의 행태는 강제 실종에 해당한다.

강제 실종을 당했다고 여겨지는 사람 중에는 민간인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러시아는 그들이 장악한 지역의 민간인들을 위협할 목적으로 임의적 체포, 고문, 강제 실종을 오랫동안 이용해 왔다. 이러한 행위는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

‘에델바이스 가족회’ 사무실 벽면에 실종된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있다. 에델바이스 가족회는 실종자들의 가족들로 이뤄진 단체로, 포크로우스크(Pokrovsk)에서 정기 모임을 열고 심리 및 생활 지원을 제공한다. 국제앰네스티는 2024년 5월 해당 단체를 방문했다.

조직적 고문 및 의료 처치 거부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의 억류 속에서 일어나는 고문 및 의료 처치 거부에 관한 참혹한 사례들을 기록했다.

전쟁 포로로 러시아에 2년 넘게 억류되었던 볼로디미르 셰브첸코Volodymyr Shevchenko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다짜고짜 저를 고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턴건으로 저를 때렸는데, 그 특수한 막대로 맞으면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 뒤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심장이 더는 버텨 내질 못했던 겁니다.”

그들은 다짜고짜 저를 고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턴건으로 저를 때렸는데, 그 특수한 막대로 맞으면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 뒤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심장이 더는 버텨 내질 못했던 겁니다.

– 볼로디미르 셰브첸코, 전쟁 포로였던 우크라이나인


전쟁 포로였던 드미트로 킴(Dmytro Kyhym)은 전쟁 포로와 민간인 억류자들이 정기적으로 구타당했으며, 한 민간인은 구타당해 사망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증언했다.

전쟁 포로였던 우크라이나인 세르히 코로마Serhii Koroma는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로 붙잡혔다. 그러나 딱 한 번 국소 소독약을 지급받았을 뿐, 아무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낫든지 죽든지 하는 방식으로 방치되었다고 했다.

전쟁법 위반

러시아의 행태는 제네바 협약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 포로가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의료 지원을 제공받으며, 국제단체의 방문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억류된 우크라이나인들을 상대로 자행하는 고문, 강제 실종, 외부와 단절된 구금을 중단할 것을 러시아에 촉구한다. 러시아 당국은 또한 모든 전쟁 포로의 상태에 관해 관계 당국에 통보하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아무런 방해 없이 그들에게 접근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더불어 러시아는 억류되어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적절한 의료 지원을 보장하고, 중병에 걸렸거나 부상을 입은 전쟁 포로들을 직접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혼합 의료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방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불법적으로 구금된 민간인들은 석방해야 한다.

아녜스 칼라마르는 이렇게 말했다. “국제사회는 국제법에 따라 이 흉악한 범죄를 멈추고 책임을 분명히 물을 수 있도록, 러시아를 상대로 보편 관할권을 비롯한 모든 영향력과 도구를 동원해야 한다. 정의를 세우지 못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 및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은 깊어질 뿐이다.”


온라인액션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우크라이나 침략과 전쟁범죄를 당장 멈춰라
탄원편지 보내기
중국은 북한 주민에 대한 강제북송을 멈춰라
온라인액션 참여하기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싸웁니다
후원하기

앰네스티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인권활동에 함께해요.

당신의 관심은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름과 이메일 남기고 앰네스티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