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에 체포되어 이스라엘 감옥에서 9년 반 동안 수감되었던 팔레스타인인 아흐마드 마나스라Ahmad Manasra의 석방 소식에, 헤바 모라예프Heba Morayef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4월 10일 아흐마드 마나스라가 석방되어 그와 가족들은 크게 안도했지만, 그동안 아흐마드가 철장 뒤에서 불의와 학대, 트라우마와 부당한 대우를 겪으며 보낸 시간을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몇 년 전 아흐마드의 정신건강이 크게 악화되었을 당시, 이스라엘 가석방 위원회는 의료적 사유에 따라 그를 석방하는 대신, 그의 조기 석방을 막기 위해 폭력적인 대테러법의 일부 조항을 발동시켰다. 아흐마드 마나스라는 13세에 변호사나 부모가 동석하지 않은 채로 심문을 받았다. 그의 심문 영상에는 심문자들이 아흐마드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모욕하는 가운데 아흐마드가 점점 더 괴로워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짐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당국은 2년 가까이 그를 독방에 감금했고 이로 인해 아흐마드의 상태는 크게 악화되었다. 15일 넘게 독방에 감금하는 것은 고문 금지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다.
“우리는 아흐마드가 그곳에서 겪은 극심한 트라우마로부터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아흐마드는 어떤 차별도 없이 고향 동예루살렘에서 필요한 의료 지원을 적절히 제공받도록 허가되어야 하며, 그와 가족들은 모든 형태의 협박과 학대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아흐마드 마나스라에 대한 충격적인 부당 대우 그리고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 및 이스라엘 사법 체계가 그에게 보인 잔혹성은 팔레스타인인 구금자들, 특히 아동에 대한 더 광범위한한 학대의 양상을 드러내낸다. 3주 전, 17세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왈리드 칼리드 압둘라 아흐마드Walid Khalid Abdullah Ahmad는 이스라엘에 구금된 상태에서 사망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그는 굶주림, 극심한 의료적 방치 그리고 학대 끝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아흐마드 마나스라가 석방된 지금,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및 구금자들은 전례 없는 수준의 고문 및 기타 부당한 대우, 그리고 음식과 의료 지원 등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거부당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아흐마드를 장기간 독방에 감금한 잔인한 조치는 그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재차 주장했으나, 실상 이는 아흐마드를 어마어마한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
배경
아흐마드 마나스라는 2015년 10월 점령된 동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을 이유로 체포되었다. 그가 칼부림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증거와 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흐마드는 법률 대리인이나 부모의 동석 없이 가혹한 심문을 당했다. 부상을 입고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이 담긴 심문 영상은 국제적 수준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2016년, 아흐마드 마나스라는 살인 미수 혐의로 소송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는 적법 절차 및 그가 아동으로서 지닌 권리에 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냈다. 아흐마드는 당초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9년 반으로 감형되었다. 그는 의료적 이유로 조기 석방을 요청했으나 2022년 이스라엘 가석방 위원회는 이를 기각했고, 이스라엘 법원들도 이 결정을 지지했다.
수감 기간 중 아흐마드 마나스라의 정신건강은 상당히 악화되었다. 특히 2021년 11월부터 2년 가까이 이어진 독방 감금 기간에 상태가 크게 나빠졌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는 장기 독방 감금의 해로운 영향에 관해 반복해서 우려를 제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아흐마드 마나스라의 사례가 이스라엘 군법 체계 안에서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겪고 있는 체계적인 인권 침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