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앰네스티의 새로운 조사 결과, 이스라엘군이 공격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 이스라엘, 5월 26일 라파 국내 실향민 캠프 공습에 미국산 무기 사용
- ‘인도주의 구역’에 위치한 국내 실향민 캠프에 포격 가해 민간인 23 명 사망
- 국내 실향민 캠프에 하마스 및 이슬라믹 지하드 지휘관 및 전투원의 존재로 인해 민간인 위험에 처해 있어
국제앰네스티는 새로운 조사에서, 이스라엘군이 5월 가자 지구 남쪽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및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휘관과 전투원을 겨냥하여 두 차례 공격을 감행하는 동안 국내 실향민 캠프에 피신한 민간인들의 피해를 없애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공격은 무차별적인 공격이었으며, 그 중 한 건은 비례성의 원칙*에서 벗어난 공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두 공격 모두 전쟁 범죄로 조사되어야 한다.
* 비례성의 원칙principle of proportionality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막론한 모든 법 체계에서 강조되는 원칙이다. 국제인도법에 의하면 군사행동으로 인하여 민간인 인명 살상이나 상해, 민간 물자에 대해 손해 등 피해가 발생하여 직접적인 군사적 이득을 초과하는 경우 그 공격은 금지된다.
2024년 5월 26일, 라파 서부의 탈 알 술탄Tal al-Sultan에 위치한 국내 실향민 임시 캠프인 쿠웨이트 평화 캠프Kuwaiti Peace Camp에 대한 이스라엘의 두 차례 공습으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사망자 중 최소 4명은 전투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민간인 실향민들 사이 머물고 있는 하마스 지휘관 2명을 겨냥해 이뤄진 해당 공습에는 미국산 GBU-39 유도폭탄 2발이 사용되었다. 해당 무기는 넓은 지역에 치명적인 파편을 날릴 수 있는 폭탄으로, 이것을 과밀한 임시 캠프에 사용한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벗어난 무차별적인 공격에 해당하며 전쟁 범죄로 조사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조사한 5월 28일 발생 공격의 경우 이스라엘군은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라파의 알 마와시al-Mawasi 지역에 최소 3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이 공습으로 어린이 12명, 여성 7명, 남성 4명을 포함해 민간인 23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공격의 표면상의 표적은 하마스 전투원 1명과 이슬라믹 지하드 전투원 1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공습은 텐트에서 피난 중인 민간인들이 가득한 지역에서 비유도 무기unguided munitions*를 사용하여 민간인과 군사 목표를 구분하는 것에 실패했다. 이는 무차별적인 공격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전쟁 범죄로 조사되어야 한다.
* 비유도 무기: 발사 또는 투하된 후에 목표물을 향해 스스로 유도되는 시스템이 없는, 즉 정밀 타격이 어려운 폭발성 장치
피난처와 안전을 찾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또다시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국제앰네스티 연구, 옹호, 정책 및 캠페인 선임 디렉터
하마스 및 이슬라믹 지하드 전투원들은 민간인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것을 알고도 피난민들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알고 있던 국내 실향민 캠프에 있었다. 이들이 두 국내 실향민 캠프에 있기로 선택한 것은 인구 밀집 지역에는 가능한 한 전투원을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이 그곳에 있게 된 이유나 동기에 대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연구, 옹호, 정책 및 캠페인 선임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공습은 하마스 및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휘관과 전투원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피난처와 안전을 찾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또다시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수백 미터에 걸쳐 치명적인 파편을 날리는 포탄과 비유도 탱크 포탄을 사용할 경우 보호 장치도 없이 과밀한 환경에서 피난 중인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의 피해를 피하거나 적어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었고, 취했어야 했다.”
“피할 수 있었던 민간인 사망과 부상은, 공격 지역에 전투원이 있더라도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국제법에 따라 면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극명하고 비극적으로 상기시켜 준다.”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는 하마스 및 기타 무장 단체가 인구 밀집 지역이나 그 근방에는 가능한 한 군사 목표물과 전투원을 배치하는 것을 피해야 할 의무도 포함된다.”
국제앰네스티는 생존자와 목격자 14명을 인터뷰하고, 공격 장소를 조사했으며,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칸 유니스Khan Younis의 병원을 방문하고, 식별을 위해 공격에 사용된 폭탄 잔해를 촬영하고, 해당 지역의 위성사진을 조사했다. 또한 이번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관련 성명서를 검토했다.
2024년 6월 24일,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당국에 두 건의 공격에 관한 질문서를 보냈다. 2024년 7월 5일, 국제앰네스티는 하마스 행정부의 검찰총장과 법무부 관계자에게 이 민간인 구역에 지휘관과 전투원들이 있는지 묻는 질문서를 보냈다. 보고서 발표할 당시에는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왼쪽 이미지) 2024년 5월 26일 아침, 쿠웨이트 평화 캠프의 건물들을 촬영한 위성 사진. (오른쪽 이미지) 5월 27일 같은 곳을 촬영한 위성 이미지. 두 차례의 공습과 그로 인한 화재로 인해 이 지역에 상당한 파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쿠웨이트 평화 캠프 공습
5월 26일 일요일 오후, 라파에서 텔아비브Tel Aviv를 향한 장거리 무차별 로켓이 연이어 발사되었고 하마스는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은 로켓이 아이언 돔 방공 시스템에 의해 요격되었으며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후 8시 45분경, 이스라엘군은 쿠웨이트 평화 캠프에 폭탄 두 발을 투하하고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활동 중인 라파의 하마스 주둔지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고위 군사 지휘관 2명, 야신 라비Yassin Rabie와 칼레드 나자르Khaled Najjar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나중에 칼레드 나자르가 부상을 당했을 뿐 사망하지는 않았음이 밝혀졌다. 하마스 알카삼Al-Qassam 여단의 지휘관인 쿠웨일드 라마단Khuweiled Ramadan도 살해되었으며, 국제앰네스티가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최소 2명의 다른 하마스 전투원도 살해되었다. 야신 라비와 쿠웨일드 라마단의 살해는 가자 보건부와 추도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로 발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탄약”으로 공습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 현장 조사단이 촬영한 폭탄 잔해 사진을 바탕으로, 국제앰네스티의 무기 전문가들은 공습에 사용된 무기가 미국제 GBU-39임을 확인했다. 해당 폭탄에는 17kg의 폭발물이 들어 있다. 그러나 각 폭탄의 총 무게는 113kg으로, 수백 미터까지 금속 파편이 튈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드론으로 운반하는 더 작은 정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미사일에는 폭발물이 훨씬 더 적게 들어있고 좁은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더 작은 면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폭탄을 사용할 수 있는데도 국내 실향민 캠프에서 광역 효과가 있는 폭탄을 사용함으로써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부수적인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5월 26일 공습도 비례성의 원칙에 벗어난 공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공격의 비례성 평가와 관련하여 전쟁법은 민간인에 대한 피해가 직접적인 군사적 이득에 비해 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공격을 금지하고 있다. 많은 공격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의도된 표적을 식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례성 평가를 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은 5월 26일 공습의 경우 하마스 지휘관 2명이 표적이었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민간인 피해는 공격을 계획한 이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탈 알 술탄의 쿠웨이트 평화 캠프는 최소 4개월 동안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이곳에 수많은 피난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민간인들이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GBU-39 폭탄 2발을 사용했을 때의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상되는 직접적인 군사적 이득에 비해 민간인 희생이 과도할 가능성이 분명했을 것이다.
5월 6일 이스라엘군이 발표한 지도는 ‘인도주의 구역’의 경계를 변경하여 수개월 동안 인도주의 구역에 포함되었던 탈 알 술탄을 제외시켰다. 그러나 해당 내용은 그곳에 계속 피난해 있던 민간인들에게 적절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이 배포한 ‘인도주의 구역’에 관한 지도는 종종 헷갈리고 모순적이어서 효과적인 경고가 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언론 답변 등을 통해 이번 공습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단체 및 국제 인권 단체의 일관된 기록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자체 내부 메커니즘을 통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국제인도주의법 위반 혐의를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라파 가자 지구 남부에 위치한 쿠웨이트 평화 캠프의 모습.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쿠웨이트 평화 캠프 공습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민간인 중에는 금속 파편에 맞은 이들이 있었고, 그중에는 목이 잘린 유아와 젊은 여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해자 중에는 깊은 상처를 입거나 팔다리가 부러진 이들도 있었다. 국제앰네스티가 확인한 민간인 사상자의 대부분은 폭탄 파편으로 인한 것이었고, 다른 희생자들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시신 한 구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화상을 입었다.
5월 26일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에는 알 아타르al-Attar 가족 5명도 있다. 이들은 전쟁으로 인해 가자 지구 북부를 떠나 피난길에 올라 쿠웨이트 평화 캠프에서 4개월 동안 머물고 있었다. 이들의 거처는 표적이 된 하마스 지휘관들의 거처와 인접해 있었지만, 살아남은 친척들은 이웃 거처에 있던 사람들이 무장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지 몰랐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말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도움을 요청하며 비명을 외쳤다.
– 리나 알-아타르, 21세,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
리나 알-아타르Lina al-Attar, 21세는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으며 리나의 어머니, 이모, 시누이, 할아버지, 삼촌은 모두 사망했다. 리나는 국제앰네스티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철제 창고와 텐트만 있는 실향민을 위한 안전한 피난처에 머물고 있었다. 주변에 주택도 없고 수배자도 없는 곳이다. 이곳은 이스라엘군이 전달한 지도에서 녹색 [안전] 지역이었다… 드론이나 포격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마그립Maghreb 기도를 드린 후 우리는 그저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하게 지내고 있었다.”
*마그립 기도: 무슬림들이 하루 다섯 번 드리는 기도 중 네 번째 기도로, 해 진 직후 드린다.
“미사일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빠가 내게 떨어진 금속 파편을 들어 올렸다. 오빠는 손에 부상을 입었고 파편에 어깨도 다쳤다. 나는 가까스로 나머지 금속을 들어 올려서 밖으로 나왔고, 모든 이가 바닥에 토막 난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도움을 요청하며 비명을 외쳤다. 형제의 아내는 아기를 품에 안고 앉아있던 그 자리에서 살해당했다. 나는 아기를 데리고 와 아버지께 맡겼다. 그리고 부상당한 남편의 무릎에 있던 어린 딸을 데려왔다. 우리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이 죽어 있었다.”
공습에 이어 화재가 발생해 더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무기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공습 직후 주민들이 온라인에 올린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 폭격이 떨어진 곳에 보관되어 있었던 취사용 연료가 원인이 되어 큰 규모와 강도의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2023년 11월부터 가자 지구 북부를 떠나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한 주민은 국제앰네스티에 “폭격에서 30~4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두 번의 거대한 폭격 소리가 연이어 들리더니 거대한 불길이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사람들의 고함소리를 듣고 바닥에 엎드렸다. 아직도 그 장면을 떠올리면 덜덜 떨린다. 사람들이 불타는 것을 봤다. 폭격을 겪어봤지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우리는 안전을 찾아 왔고, 그저 살기를 원했는데, 이제 다시 길을 잃었다.”

2024년 5월 26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자 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을 위해 지정된 구역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그들은 냉혹하게 살해당했다’: 알 마와시 공습
5월 28일 화요일 오후 2시 45분경, 이스라엘군이 수개월 동안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라파의 알 마와시 지역에 최소 3발의 포탄을 발사해 23명이 사망하고 많은 사람이 부상을 입었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결과, 하마스 및 이슬라믹 지하드 소속 전사 두 명이 공습 현장 근처에서 피난민들과 가까운 텐트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전투원들이 해당 공습의 의도된 표적이었을 수 있다. 또 다른 정보원이 국제앰네스티에 전한 바에 의하면 당시 지프차를 탄 전투원들이 이 지역을 지나가고 있었으나 공습이 간신히 빗나갔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프차에 탄 전투원이 텐트에 머물던 전투원과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국제앰네스티 무기 전문가들이 사용된 무기의 파편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무기는 120mm 전차포탄으로 확인되었다. 위성 사진에 따르면 공격 당일 아침 120mm 포 사거리 내에 이스라엘군 주둔지가 있었다.
포탄 중 두 발은 알함스al-Hams 가족의 집 외벽과 안뜰에 떨어졌고, 이로 인해 비산 알함스Beesan al-Hams, 7세와 동생 살레 알함스Saleh al-Hams, 5세가 사망했다. 또 다른 민간인 이브라힘 알 가파리Ibrahim al-Ghaffari, 63세도 사망했다.
아이들의 삼촌인 모하마드 살라 알-함스Mohammad Salah al-Hams는 국제앰네스티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살레와 비산은 외할아버지를 뵈러 온 것이었다. 점심 식사 후 아이들은 쓰레기를 버리러 집 밖으로 나갔다. 40~90초 정도 밖에 있었는데 그 몇 초 사이 포탄이 떨어졌다. 나는 근처에 있었고 집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의 아버지가 집 밖으로 나와 살레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살레는 머리를 맞았고… 비산은 폭발의 힘에 의해 근처 텐트로 튕겨져 나갔다. 비산은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급히 후송되었지만 사망했다.”
몇 분 후, 또 다른 탱크 포탄이 인근 캠프에 떨어지면서 어린이 10명, 여성 7명, 남성 3명을 포함해 피난민 20명이 사망했다.
귀가 먹먹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후 내가 처음 본 것은 토막 난 사람들의 시체였다.
– 이스라 알리, 33세, 공습으로 아들과 남편을 잃음
가자시티 슈자이야Shuja’iyah 출신의 난민 여성 이스라 알리Isra Ali, 33세는 택시 운전사인 남편 아슈라프 모하메드 알리Ashraf Mohammed Ali, 42세와 아들 아미르Amir, 11세를 잃었다.
이스라는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족을 위해 간단한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연달아 소리가 들렸다. 포격과 공습에 익숙해져 있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몇 분 후 귀가 먹먹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후 내가 처음 본 것은 토막 난 사람들의 시체였다. 텐트는 손상되지 않았지만 내 아들 아미르를 비롯해 아이들은 심하게 다쳤다. 왜 이곳이 공격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이제 남편도 죽고 내 아들도 죽었다. 아이들과 어디로 가야 하나?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가족의 유일한 생계부양자인 남편이 살해당하면서 가족이 와해됐다. 여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스라엘군은 공격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지만, 이후 “지난 몇 시간 동안의 보도와는 달리,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알 마와시의 인도주의 구역을 공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습 이후 일부 주민은 두 전투원과 대치하며 이 지역을 떠나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민간인을 위협하는 무장 단체의 행동에 대한 가자 지구의 분노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투원들은 해당 지역에 계속 머물렀고, 결국 며칠 후 실향민과 주민을 포함한 이 지역의 전체 인구가 떠났다.
국제인도주의법에 따른 이스라엘, 하마스 및 기타 무장 단체의 의무
연이은 대규모 강제 이주와 가자 지구 밖으로 피난하려는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불법 봉쇄로 인해 가자 지구의 좁은 지역에 민간인이 집중되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분쟁 당사자들이 민간인을 군사 작전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인도주의법을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군사 목표가 있다고 해서 이스라엘군이 구별의 원칙principle of distinction과 비례성의 원칙을 존중할 의무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할 의무 등 국제인도주의법에 따른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인도주의법의 기본 원칙인 구별의 원칙은 당사자가 군사 목표와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항상 구별하고 군사 목표에만 공격을 가할 것을 요구한다.
국제인도주의법은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을 금지하는 것 외에도 무차별적인 공격, 즉 군사 목표와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예방의 원칙에 따라 분쟁 당사자는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부수적 피해를 피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는 등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제인도주의법은 또한 비례 원칙을 위반하는 공격을 금지한다. 이러한 공격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군사적 이점에 비해 과도한 민간인의 사망 및 부상, 민간 시설의 손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공격을 말한다.
더불어, 당사자는 공격의 영향으로부터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자 지구에서 분쟁 중인 하마스 및 기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의 경우, 인구 밀집 지역 내 또는 근처에 군사 목표와 전투원을 배치하는 것을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한다.
공격 당사자가 취해야 할 예방 조치에는 공격 목표가 군사 목표인지 확인하고,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부수적인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무기와 전술을 선택하고, 공격이 불균형적으로 예상되는지 평가하고 그러한 경우 취소 또는 중단하고,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민간인에게 효과적인 사전 경고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민간인이나 기타 보호 대상자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이용하여 특정 지역을 군사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국제법상 금지되어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내 실향민 캠프 내 전투원들의 존재가 군사 공격으로부터 그들 자신을 보호하려는 의도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국제인도주의법에 따라 한쪽 당사자가 ‘인간 방패’를 사용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군사 목표와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구별하고, 무차별적이거나 비례 원칙을 위반하는 공격을 자제하며,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실행 가능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의무에서 면제됨을 의미하지 않는다.
2024년 5월 7일 지상 침공이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북부 주민에게 처음으로 대규모 ‘대피’ 명령을 내린 2023년 10월 13일 이후부터 라파는 가자 북부에서 강제 이주된 피난민 120만 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었다. 가자 지구 인구의 약 85%가 적어도 한 번 이상 강제 이주를 당했으며, 여러 차례 강제 이주 당한 이들도 많다. 이스라엘의 라파 지역 군사 작전 확대로 현재 1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라파에서 피난 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앰네스티는 2023년 10월부터 어린이 159명을 포함해 총 37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한 16건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심층 조사를 실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직접 공격, 무차별 공격, 기타 불법 공격, 민간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 등 이스라엘군의 전쟁 범죄 증거를 발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관에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으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및 기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는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무차별 로켓을 발사하고 전투원을 투입하여 민간인 대량 학살과 인질 납치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약 1,20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하마스 및 기타 무장 단체들이 고의적인 살인과 납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가자 지구에 억류된 모든 민간인 인질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인질 납치는 국제인도주의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며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